이재용, 연휴 반납 후 경영 구상 박차…해외 출장 가능성↑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반도체 업계와 디스플레이 업계가 최장 9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며 생산 차질을 최소화 한다. 이들 업계의 공장 특성상 365일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직 근로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교대 근무를 통해 사업장을 지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공장을 100% 가동할 방침이다.
화성·기흥·평택 등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추석 연휴에도 평상시처럼 돌아간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은 쉬지않고 3교대로 근무에 나선다. 이천·청주 등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도 삼성전자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추석 연휴기간 동안 100% 가동률을 그대로 유지한다. SK하이닉스는 4조 3교대를 통해 공장 24시간 풀가동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역시 중단 없이 100% 가동에 나선다. 충남 천안과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과 경기도 파주, 경북 구미에 각각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연휴 기간에도 하루 24시간 풀가동 체제를 유지한다.
이들 기업들이 추석 연휴임에도 생산 공장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경쟁력 악화 함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리드 타임(공정 기간)이 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특성상 공장 가동을 멈추기 어렵다. 만약 공장을 멈춘다면 값나가는 반도체 원재료를 모두 폐기해야 하고, 라인을 다시 돌리기까지도 한달 이상 걸린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직 근무자들은 교대 근무를 통해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100% 공장 가동은 필수 조건이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총수들도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 방문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그동안 설과 추석 등 연휴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가족과 멀리 떨어져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해 왔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도 진행했다.
앞서 올해 설 연휴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을 찾아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폈다. 지난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연례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가 다음달 예정된 만큼 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등의 현안을 점검할 전망이다.
반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한 뒤 하반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연휴 이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인공지능(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