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 후 임단협 협상 결렬 최초… 9월말부터 단체 행동 예정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카카오가 사법리스크·인공지능(AI) 역량 부족 등 여러 논란과 함께 노사 갈등까지 더해지며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카카오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내부 결속력 정비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노사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시세 조종 혐의 등으로 구속되며 창업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 하에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며 상황을 타개하고 있지만 쇄신 방향을 두고 노조와 마찰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크루유니언은 이날 희망퇴직 강요를 이유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케팅을 진행했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스크린 골프, 골프장 예약 등을 골프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카카오는 경영효율화 일환으로 구조조정을 발표했지만 노조 측에 따르면 희망퇴직 정도가 아니라 일부 사업 부서 단위로 철수가 진행되고 있다.
사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서 지회장은 “일방적 대기발령과 급여삭감을 철회하고 노사가 다시 논의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회사는 지금까지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크루유니언(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하고 사내 게시판에 결렬선언문을 게시다. 현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진행한 상태로 오는 1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1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조정회의가 끝나면 쟁의권을 획득할 수 있어 9월말부터 단체행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노사 임단협 협상 결렬은 2018년 10월 노조 설립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하에 카카오픽코마·카카오뱅크 등 일부 핵심 자산을 제외한 자회사 대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VX,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매각을 전제하에 자회사들의 인수자를 찾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경영효율화로 인해 구조조정과 매각은 더 활발해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고 노동자들의 고용환경만 악화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크루유니언과의 교섭에 성실히 임했으나 회사가 수용하기 힘든 일부 안건으로 인해 결렬됐다”며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를 이어나가고 조정에 협조해 현 상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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