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미국은 물론 주변국 경협 확대 ‘드라이브’
정의선 회장, ‘한미일 대화’ 후원…도요타 협업 기대도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국내외 현장에서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민간 외교관'을 자처한 이들의 행보는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상호이익 확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은 최근 잇따라 주요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의 '영빈관'인 승지원 회동을 잇달아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을 비롯해 존 튠(사우스다코타), 댄 설리번(알래스카), 케이트 브릿(앨라배마), 에릭 슈미트(미주리),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개리 피터스(미시건) 의원 등 미 연방 상원의원단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초청했다. 이중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삼성 쪽에선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선 한·미 기업의 협력 증진 방안이 논의됐다. 재계에선 이번 미팅이 삼성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 등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승지원 미팅을 가지기도 했다. 최근 프랑스 출장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해 각국 정·재계 인사들과 글로벌 경제 현안, 상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비즈니스는 물론 국익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도 경제협력 증진을 목표로 주요국 인사들과 잇단 미팅을 소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빌 헤거티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 7명을 만나 SK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초당적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SK그룹은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의 AI 리더십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SK 에너지 사업도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고 있으며 배터리를 포함한 에너지 사업은 경제는 물론 안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이 지속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며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국 상원의원들도 양국 협력이 다방면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외에도 최 회장은 올 상반기 일본과 중국을 종횡무진하며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힘을 쏟았다. 정부 간 협력이 진전되려면 민간 채널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공감을 얻어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의선 회장 역시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 대화(TED)'에 참석, 경제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TED는 3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를 포함해 상호이익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다. 현대차그룹은 이 행사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후원했다.
이번 행사에선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의 북미지역 리더들이 만나 수소·자율주행에 대한 협력 방향도 논의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 회장은 다음달 도요타그룹 아키오 회장과 서울서 만나 수소 등 미래 모빌리티 협력에 대해 머리를 맞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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