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양자암호통신기술 도입 속도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딥페이크, 딥보이스 기술 등을 활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대응에 나섰다. 정부 차원의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신종 피싱 범죄 수법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통신사들도 양자암호통신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며 보안 대응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1451억원) 대비 35.4%(514억원) 급증했다. 역대 가장 큰 규모다. 피해자는 1만1503명으로 전년(1만2816명)보다 10.2%(1313명) 감소했지만, 1인당 피해액은 2022년 1130만원에서 지난해 1710만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규모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피싱 범죄 기술도 고도화되면서 정부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척결 합동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고 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방안(4대 전략, 12개 과제)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불법스팸·대포폰 사전 차단 △보이스피싱 위험 인식수단 확대 △범죄이용 회선 신속차단체계 고도화 △AI기술 활용한 대응체계 마련 등이다.
특히 고도화되는 범죄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피싱 범죄 식별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하고 음성 워터마크 제도화와 AI기반 보이스피싱 조기 탐지 연구개발(R&D)사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통신3사도 정보보호 투자액을 늘리며 보안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공시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2717억원으로 전년(2264억원)보다 20%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통신3사의 정보보호 전담인력도 지난해 기준 SK텔레콤 343명, KT 337명, LG유플러스 157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11%, 34% 늘어났다.
아울러 통신사들은 진화하는 보안 위협에 양자암호통신기술 개발 등으로 보안 대응수준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물리량의 최소단위인 양자 특성을 활용해 송·수신자만 알 수 있는 암호키를 만들어 전달하는 통신기술로, 사실상 도청·해킹이 불가능하다. SK텔레콤은 차세대양자암호칩인 'Q-HSM'을 개발했다. KT는 하이브리드형 양자 보안망을, LG유플러스는 통합 계정 관리 솔루션인 '알파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