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이 1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이 공동 발의한 '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 역시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두 특검법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법사위는 민주당 소속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정원 18명 중 11명이 야당 의원이어서 국민의힘이 안건 처리를 저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법사위는 표결 전 대체토론을 진행했으나, 특검 추천 권한과 수사 대상 등을 놓고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여야 대치가 지속됐다. 이후 국민의힘 요구에 따라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가 구성돼 이견 조정에 나섰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야당이 과반을 점한 안조위가 조정한 2개 특검법안은 전날 법안소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내용 그대로다. 국민의힘은 안조위에서조차 제대로 된 심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민주당은 두 특검법안의 추석 전 처리를 원하고 있지만, 본회의 안건 상정 권한을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19일 본회의를 열고 여야 쟁점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추석 연휴 기간 여야가 추가 논의를 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야당의 특검법안 단독처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두 개의 특검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민주당이 절대 다수가 된 이후에는 과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법 통과 때처럼 안건조정위도 무력화 됐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소수 여당이지만 저희에게 주어진 각종 제도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민주당의 의회독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주식 저가 매수 의혹, 인사개입·공천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8가지 의혹이 포함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야당이 네 번째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으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리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야당은 대법원장 추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도 특검법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