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관계자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 지역사회 반발 확산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동광양농협 영농회장의 성추행 논란이 지역사회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성추행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된 A씨가 여전히 영농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광양시 중마동에서 통장직을 맡아왔으며, 성추행 혐의로 올해 1월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통장직과 광양시의회 의정자문위원장직에서 해촉됐다. 그러나 그가 동광양농협 영농회장직을 유지한 채 농협 행사에 등장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동광양농협 캠페인 행사에서 A씨는 영농회장 자격으로 참여해 쌀을 홍보했다. 이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중마동 주민 B씨는 “성추행범이 공개 행사에서 웃으며 활동하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며 “공공의 자리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른 주민들 역시 “벌금형을 받았는데도 지역 사회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A씨는 성추행 혐의와 관련된 판결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벌금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죄라고 생각한다. 당시 고소인이 암 투병 중이어서 판결이 불리하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큰 일을 내려놓고 싶다”며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지역 사회의 여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동광양농협 측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동광양농협의 한 관계자는 “영농회장이 성추행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며 “농협의 이미지와 신뢰를 위해서라도 해당 인사가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농협 내부에서도 A씨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A씨는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중마동에서 3선 통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나름의 신망을 쌓아온 인물이었다. 그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이후에도 영농회장직을 유지한 것은 동광양농협의 대응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성범죄에 연루된 인사가 농협의 대표적인 행사에 참여해 홍보 활동을 벌인 것은 농협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씨의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잘못을 넘어, 지역 사회의 공직자와 농협의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성추행과 같은 심각한 범죄에 연루된 인사가 주요 공직을 유지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와 관련된 인사들의 공직 참여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광양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검토와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