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동킥보드 무분별한 사용… 10·20세대 사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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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동킥보드 무분별한 사용… 10·20세대 사고 급증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9.12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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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2년 사고 중 30대 미만 사고율 64.5%
도로교통법상 관련 규정과 보험 가입 의무 없어
전동킥보드 등 PM 관련 오남용 사고가 늘자 규정 마련 및 의무교육 도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 경찰이 전동킥보드 운전자를 부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동킥보드 등 PM 관련 오남용 사고가 늘자 규정 마련 및 의무교육 도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 경찰이 전동킥보드 운전자를 부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관련 사고가 급증하자 관련 세부규정을 마련한 뒤 의무교육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PM 사고 건수는 해당 집계가 시작된 2017년 117건에서 2020년 897건, 지난 2023년 2389건으로 늘었다.

PM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2인승 소형 이동수단으로서 중량 30kg과 시속 25km 이하가 기준이다. 운전자 요건은 여러 차례 변경됐지만, 지난 2021년 4월부터 운전면허를 소지한 만 16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사고는 특히 10대와 20대에 집중됐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20대 미만 사고 비율은 32.4%에 달했다. 20대와 30대는 각각 32.1% 14.7%로 집계됐다.

현행법상 PM 운전대를 잡기 위해서는 원동기 면허 이상의 면허가 필요하지만, 해당 기간 무면허 사고 비율은 34.6%에 달했다. 가장 많은 사고를 낸 20대 미만은 67.6%를 차지했다. 20대와 30대 비율은 각각 18.6%와 4.7%로 PM 무면허 사고 10건 중 9건이 30대 이하에서 발생한 셈이다.

지난 2021년 5월 이후 서울시에서 적발된 PM 위법운행은 총 14만4943건이다. 이 중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운전은 4646건에 달했다.

실제 지난 8월 인기 K팝 스타 방탄소년단 멤버인 슈가는 술에 취한 채 용산구 한남동 도로와 인도에서 전동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 기동대원이 전동스쿠터를 몰다 넘어진 그를 발견했고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인 0.227%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해당 범죄가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해 정식 대판 대신 벌금을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상태다.

지난 2021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PM 승차 인원은 1명으로 제한되며 제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 면허증 이상만 보유하면 된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지만, 일반 자동차처럼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도 없다. 자동차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PM은 자동차로 규정하지 않아 보험 가입 의무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용자가 서 있는 상태에서 타는 전동킥보드는 무게 중심이 높은데 바퀴는 작아 사고 위험성이 크다”며 “최고 속도는 하향하고 사고위험이 큰 야간에는 속도를 더 제한해 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PM 속력을 시속 25KM에서 20KM로 낮추면 정지거리는 26% 줄어든다. 이는 전방에서 돌발상황을 인지한 지점부터 멈출 때까지 주행한 거리로 시속 25KM일 때 정지거리는 약 7M지만, 20KM에서는 5.2M로 줄어든다. 10KM에서의 정지거리는 2.4M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싱가포르처럼 킥보드 면허를 따로 도입하는 등 PM을 별개의 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킥보드를 도로에서 타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에 일본처럼 보도로 다닐 수 있는 기준을 정한 일본 사례도 참고해봄 직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도로교통법상 PM 관련 규정을 명시한 뒤 가장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10·20 운전자를 위한 의무교육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산업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존재한 PM 관련 규제는 현장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은 채 만들어진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 전문가를 비롯해 업계와 이를 이용할 시민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미경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속을 강화해 음주운전이나 동승자 탑승 등 PM 운전자 법규위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이는 특히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영미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동대표는 “전동킥보드 이용 시 필요사항을 시민 500명에 묻자 ‘안전 관련 의무교육이 매우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52.4%로 높게 나타났다”며 교육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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