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계획 폐지하되 균형성·안정성 제고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 추진에 따라 공시가격 산정방식 개선과 균형성 제고를 주 내용으로 한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12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대통령 공약 및 국정과제와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 따른 현실화 계획 폐지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이행계획이다. 현실화 계획은 오는 2035년까지 공시가격을 시세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20년 11월 수립돼 지난 2021년 부동산 가격공시부터 적용됐다.
다만 적용 과정에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크고 공시가격이 거래가격을 넘어서는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올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폐지를 추진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국토부는 그간의 연구 등을 통해 현실화 계획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확인한 만큼 부동산공시법 개정을 통해 현실화 계획 폐지를 추진하고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시제도 개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민 인식조사를 통해 공시가격의 균형성과 안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았던 만큼 공시제도가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인위적인 공시가격 인상이 아닌 균형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산정체계를 개편한다.
이에 공시가격 산정방식은 매년 시세반영률 인상을 위한 현행 방식을 국민 인식에 맞게 시장변화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공시가격 산정식은 ‘전년도 공시가격X(1+시장 변동률)’로 올해 공시가격이 5억원이 아파트 시장 변동률이 10%라면 다음해 공시가격은 5억5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현재도 공시가격 산정 시 시세를 반영하지만,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 시세반영률을 매년 단계적으로 올리게 돼 있다. 아파트의 경우 오는 2030년 시세반영률 목표치는 90%지만,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부터 현실화율을 로드맵 도입 이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으로 낮추고 공시가격을 산정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국민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기에 현실화율 로드맵을 폐기해 시세변동 이외에 공시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를 걷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공시가격이 시장가치 변화와 비슷한 수준에서 변동돼 공시가격 공신력 확보에 유리하고 공시가격의 실거래가격 역전현상 발생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균형성 평가 기준을 활용해 공시가격 균형성이 저하된 지역과 부동산을 선별 및 개선한다. 균형성 제고는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시·군·구 단위로 조사자가 입력한 공시가격(안)을 평가한 뒤 균형성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곳은 심층검토지역으로 선정한다.
심층검토지역을 중심으로 선별한 균형성이 낮은 부동산의 공시가격(안)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로 재산정을 요구해 균형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가 조사자 재산정(안)을 최종 검수한 뒤 국토부가 공시가격 열람(안)을 확정한다.
국토부는 이번 합리화 방안이 시행되면 급격한 속도의 인위적인 시세반영률 인상계획이 더는 적용되지 않아 집값 변동과 상관없는 무리한 보유세 인상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시가격이 시장변화 수준과 유사하게 변동되고 국민이 시급한 과제로 판단하는 균형성도 국제적 기준에 따라 개선해 공시가격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제고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국토부는 새로운 방식에 따른 공시가격 산정체계를 도입할 수 있도록 ‘부동산공시법’ 개정안을 즉시 발의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국민 인식에 기반을 둬 공시제도를 더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시가격 산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 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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