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찬성 측 “건전한 게임 문화 형성 기반” …반대 측 “근거 빈약, 논의 필요”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내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제9차 개정을 앞둔 가운데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록할 것이지를 두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찬성과 반대 측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며 건강한 토론을 진행했다.
12일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문제를 논의하는 공청회 여의도 전경련 FKI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번 공청회는 강유정(문화체육관광위원회)·임광현(기획재정위원회)·서영석(보건복지위원회)·전진숙(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주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청 등 관련 정부 부처 관계자 및 찬반 전문가들가 참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국제질병분류(ICD-11)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규정했다. 이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체계(KCD)에 게임이용장애의 등록 여부를 두고 산업계·의료계·학계 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의견은 나뉘었다. 우선 통계청은 등록에 찬성하는 모양새다. 박현정 통계청 통계기준과장은 "정부가 내년 7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KCD 9차 개정은 ICD-10이 기준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통계청은 국제표준분류를 기준으로 한국형 표준분류를 작성했다.
반면 이영민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사업과장은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산업적으로 질병코드 도입시 2년간 게임산업이 8조8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총생산 감소 효과는 12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우려했다.
등록 찬성 측 발언자로는 이상규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상규 교수는 “중독 대상에는 여러 요인이 있으며, 게임만이 대상인 것은 아니다”며 “질병 코드 등록은 건전한 게임 문화 형성을 위한 기반이 될 수도 있다”며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해국 교수도 “게임 자체가 중독의 원인인 것은 아니지만 약간은 위험할 수 있는 만큼 공공과 시민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공중보건적 관점에서 질병코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대측 토론자로 나선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뇌신경센터장은 질병코드 등록시 게임 이용자에 대한 '낙인 효과'를 우려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게임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가격대비 효율이 좋은 것이 게임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질병코드로 분류하려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문석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WHO가 도입했다고 충분한 논의도 없이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며 “셧다운제나 질병코드 등록이 게임의 활용성이나 긍정적 효과에도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요소를 두고 충분히 시간을 갖고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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