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기준 상향에도 여론 싸늘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18일 정계 등에 따르면 현재 여야는 금투세를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충돌하며 의견차만 확인했다.
민주당 임광현 의원은 “금투세 부과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투자를 장려할 수 있다”며 “금투세를 도입해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투세 시행은 증세가 아니라 그동안 누락했던 세금을 걷는 과세 정상화”라며 “중산층의 재산증식은 최대한 보호하면서 대규모 자본 소득에 정당한 과세를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손 투자자들이 떠나게 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이 보는 것”이라며 “주식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 신호를 주고, 결과적으로 대체 투자처인 부동산 투자로의 구축 효과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도 시행 유예 입장으로 선회한 인사들이 속속 나오며 당 내 의견이 분열되는 분위기다. 그간 금투세 폐지 입장을 보였던 이소영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지난 며칠 간 꽤 많은 우리 당 동료 의원들과 최고위원들로부터 (금투세에 대한) 염려와 고뇌가 담긴 전화를 받았다”며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반전을 만들어보겠다”고 입장 선회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 공개토론회를 계획하고 있지만 진성준 의원을 제외하고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한 의원이 드물어 토론회 진행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투세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올린 블로그 글에는 금투세 시행을 반대하는 댓글이 1만여개가 넘게 달렸다. 대체로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다. 이 대표는 과세 기준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절충한을 내 놓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이른바 ‘큰손’이 자본시장을 떠나며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는 개미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금투세가 적용되지 않아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