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산행 중 조난당한 등산객, 경찰과 주민 합동으로 야간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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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산행 중 조난당한 등산객, 경찰과 주민 합동으로 야간 구조
  • 손봉선기자
  • 승인 2024.09.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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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신호 추적해 2시간 30분 만에 무사 구조
등산로 안내 부족과 통신 장애로 어려움 겪어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날 야간 산중 조난객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는 가거도파출소·경비대 직원들. (사진=가거도파출소제공) 
전날 야간 산중 조난객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는 가거도파출소·경비대 직원들. (사진=가거도파출소제공) 

추석 연휴 기간 섬 산행에 나섰다가 길을 잃고 조난당한 등산객들이 경찰과 주민의 협력으로 야간에 무사히 구조됐다.

가거도 독실산에서 길을 잃은 이들은 휴대전화 신호를 통한 수색 끝에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됐다.

전남 신안경찰서 가거도파출소는 지난 14일 오후 5시 43분쯤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독실산 중턱 인근에서 등산객 A씨(67) 일행이 길을 잃고 조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2시간 30분여 만에 구조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신고를 접수한 즉시 수색 작업을 시작했으며, 가거도 경비대 대원과 마을 주민까지 합세해 총 13명의 인원이 수색에 투입됐다.

가거도는 서남해안 끝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그 특성상 지형이 험준하고 통신 신호도 불안정해 구조 작업이 어려웠다. 특히 조난 당시 깊은 산속에서는 통신 기지국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고, 인적이 드문 산악 지역이라 등산로는 잡초로 뒤덮여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도 거의 없었고, 어둠이 짙어지면서 수색 작업은 더욱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경찰과 주민들은 희미하게 잡힌 휴대전화 신호를 단서로 삼아 수색을 이어갔고, 마침내 조난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A씨 일행은 '내려가는 길을 잘못 접어든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 후 연락이 원활히 이어지지 않아 구조대는 통신 신호가 끊길 때마다 위치를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산길은 험하고 주변 환경은 어두워져 수색이 순탄치 않았으나, 경찰과 주민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조난자들은 신고 후 2시간 30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발견 당시 A씨와 지인 B씨(60)는 어두운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탈진한 상태였다. 구조된 후 이들은 가거도 내 보건지소로 옮겨져 건강 상태를 점검받았으며, 다행히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 후 경찰은 A씨 일행을 이들이 묵고 있던 민박집까지 안전하게 호송했다.

A씨는 "가거도의 아름다운 경치에 끌려 이번 명절 연휴에 방문해 산행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몰 전 산행을 마치지 못한 채 어두운 길을 내려오다 길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조난 사고는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등산로와 낯선 지형 탓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섬 지역 산행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가거도파출소장 장용철은 "섬 산행은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철저히 준비해야 하며, 일몰 전에는 반드시 산행을 종료해야 한다"며 "특히 등산로가 잘 정비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석 연휴에도 주민과 방문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거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산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섬이지만, 험준한 지형과 열악한 통신 환경 때문에 매년 조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휴에도 예상치 못한 조난 상황이 벌어졌지만, 경찰과 주민들의 신속한 대처 덕분에 인명 피해 없이 사건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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