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 한 해 정부에 납부할 잉여금이 4조원대로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일부 세수 결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기획재정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도 세입 예산안에 한은 잉여금의 일반 세입 징수 규모를 4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 한은 순이익을 약 6조원으로 추산한 결과다. 지난해(1조3622억원)보다 무려 3.4배 급증할 것으로 가정했다.
한은은 한국은행법 99조 규정에 따라 매년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일부를 임의적립금으로 처리한 뒤 나머지를 다음 해 정부에 납부하고 있다.
세외 수익에 속하는 이 돈을 한은 잉여금이라고 하는데, 순이익이 증가하면 잉여금도 느는 구조다.
문제는 한은 순이익이 정부 기대만큼 급증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은 수지는 외화 자산 운용에 따른 이자, 매매 손익 등으로 구성돼 국내외 금리, 주가, 환율 등 금융 환경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와 증시 호황에 따른 수익 증가를 잉여금 증액 사유로 들고 있지만,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임 의원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한은 잉여금 세입 예산을 1조6천300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실제 수납액은 9천221억원에 그친 바 있다.
수납률이 56.5%에 불과했고, 애초 예산안 대비 7천79억원에 달하는 결손이 발생했다.
지난 2017년도부터 2022년도까지 6년 동안 정부의 한은 잉여금 세입 예산 대비 실제 납입금은 100%를 웃돌았지만, 2023년도부터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임 의원은 "올해 상반기 한은 순이익은 3조6000억원이었는데, 지난 2년간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이 상반기에 나타났다"며 "올해 순이익 연간 전망치 달성과 세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