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탄핵 스모킹건' 반발 속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의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공천 개입 의혹 수사를 담은 김건희 특검법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가뜩이나 의료대란으로 크게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지지 기반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대대표는 19일 당 원내 지도부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명확히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또 다시 거부한다면 정권의 몰락을 앞당길 것"이라며 "김 여사가 가야 할 곳은 마포대교나 체코가 아닌 특검 조사실"이라고 질타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경찰과 마포대교를 순시, 이날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동행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당 지도부 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사실이 확인된다면 탄핵의 스모킹건이 될 것"이라며 "결국 특검만이 답이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특검 법안에 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스토마토는 지난 4·10 총선과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 관련 영남 지역 정치권 유력 인사 명모씨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같은 해 5월 9일 명씨의 "사모(김 여사)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라는 통화 내용이 포함된다.
재보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창원 의창에 공천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의중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시점은 윤 대통령 취임 하루 전으로 공식 취임도 전에, 그것도 비선을 통해 여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음날 10일 공식 취임식에는 명모씨 부부가 초청된 가운데 같은 날 국민의힘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사실을 발표했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올해 초 4·10 총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김해갑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이달 초 먼저 보도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해당 내용을 반영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 19일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현재 김건희 특검법은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디올백 수수 및 국민권익위 조사 외압,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구명 로비 등 8개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주축인 이전 특검법의 경우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재의결 과정에서 최종 부결 처리됐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본회의에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불참한 채 야당 의원들만 자리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들어 채 상병 특검법, 방송 4법,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 노란봉투법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에 필리버스터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점과 대조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김건희 특검법은) 위헌요소가 다분한 대통령 부부 망신주기 악법"이라며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거대 야당의 잘못된 정치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