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학가 원룸도 전세 아닌 월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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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학가 원룸도 전세 아닌 월세 시대
  • 최한결 기자
  • 승인 2024.09.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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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권리 없는 비아파트 전세금 비율 조정 필요성 제기
정부, 기숙사 증축 장려책 등 필요성 제기
서울 한 대학교 앞에 월세 관련 전단지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기존 전세 위주였던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이 전세자금 대출 규제와 전세사기 우려로 월세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는 선순위 권리가 없는 비아파트(빌라·다세대주택) 전세금 비율을 조정하고 선순위 권리가 있는 경우 월세만 허용하는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주요 대학가의 평균 월세는 6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58만4000원 대비 4.1% 상승한 수치로 대학생들 주거비 부담이 지속해서 커지는 상황이다.

대학가 월세가 상승하는 주요 원인은 전세사기로 월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학기 시작과 함께 학생들 수요가 집중돼 월세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학가별로 살펴보면 이화여대 인근 월세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화여대 주변 원룸 평균 월세는 74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전년 대비 7.5%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장 비싼 월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서강대학교 인근 월세는 64만원으로 전년 대비 18.5% 급등했다. 성균관대 월세는 62만원으로 전월 대비 10.9%, 전년 대비 5.2% 상승해 월세와 관리비 모두 크게 올라갔다.

서울대 인근 월세는 50만원으로 전월 대비 4.2% 상승했고 연세대 인근은 63만원으로 전월 대비 1.6% 소폭 하락했지만 높은 월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는 전세사기 이외에도 대학가 주변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와 졸업생·결혼 전까지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 원룸 공급 부족이 월세 급등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빌라·다세대 주택이 많은 대학가는 월세 전환 비율이 높고 학생들의 단기 거주 선호로 월세 수요가 높은 점도 지적했다. 

또 주택 임대차 보호법에서 보안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월세 급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학가 주변은 주로 빌라·다세대 주택들이 많기 때문에 월세 전환비율이 다른 지역 대비 월등히 높다"며 "특히 선순위 권리가 있는 빌라·다세대 주택은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해주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순위 권리가 없는 비아파트(빌라·다세대주택) 전세금 비율을 조정하고 선순위 권리가 있는 경우 월세만 허용하는 사전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소장은 "임대차 보호법에서 보안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대학가 월세 급등은 피할 수 없다"며 "이에 정부는 기숙사 증축 장려책과 주변 지역에 대한 종합 주거지역 임대공급을 등록 임대화 시켜주는 중장기 계획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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