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도 가계대출도 주춤…한은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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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도 가계대출도 주춤…한은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커졌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9.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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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 두달 만에 하락 전환
연휴·규제에 대출 증가세도 꺾여
집값도 다소 진정...한은 부담 덜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물가상승률 둔화가 뚜렷해지고, 가계대출 증가세까지 주춤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내수경기 부진 속에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10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0.02%) 이후 2개월 만의 하락이다.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로 봤을 땐 작년 11월(-0.4%)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생산자물가가 품목별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 둔화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수산품은 전월대비 5.3% 올랐다. 농산물(7.0%)과 축산물(4.2%) 등이 오른 영향이다. 반면 공산품은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4.0%), 1차 금속제품(-1.5%) 등이 내린 여파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공산품이 가중치가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어서 (전체 지수가) 하락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며 “공산품의 마이너스 기여도가 크고 농림수산품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생산자물가 하락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팀장은 “생산자물가는 시차 두고 생산비용에 영향을 주면서 소비자물가에 영향 줄 수 있다”며 “국제유가 측면에선 9월 들어 현재까지 전월 평균 수준보다 밑돌고 있어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긴 연휴와 금융당국·은행권의 각종 규제 영향으로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9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2조7227억원 늘었다.

2020년 11월(+9조4195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던 8월 증가 폭(+9조6259억원)의 약 27% 수준에 그친다. 한 달의 약 3분의 2가 지난 시점인 만큼, 산술적으로는 현재 증가 속도대로라면 이달 전체 증가액은 많아야 약 4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8월의 절반 이하(약 43%) 수준이고, 5개월 전인 4월(+4조4346억원)과 비슷한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끄는 주택담보대출이 19일 사이 2조6551억원 불었다. 역시 나머지 열흘 동안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한 달 증가액은 약 4조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8월 전체 증가액(+8조9115억원)의 45%에 불과하다.

이런 가계대출 추이 변화 속에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나 한꺼번에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다음 달 11일 한은도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도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라, 다음달 한은이 집값과 가계대출 불안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간 소비 등 내수 부진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마지막 걸림돌인 집값과 가계대출 지표까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한은이 피벗을 더 미룰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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