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여당 대표의 독대 요청이 보도되면 안 되는 거냐” 불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24일 만찬 회동이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만 남겼다. 윤 대통령에 대한 '독대 요청'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24일 만찬 회동은 예정대로 진행된 한편 독대는 무산됐다. 대통령실의 거부 때문인데 한 대표를 겨냥한 당내 비판은 확산되고 있다. 독대 요청 관련 내용을 고의적으로 언론에 흘려 당정 관계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24일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구심점 없이 당내 단합도 흐릿하고 국민들께는 미래 비전조차도 제시하지 못한 채 야당 이슈에만 끌려다니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맹비판했다.
특히 한동훈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김기현 전 대표는 "최근 당 대표가 대통령에 독대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사전에 유출돼 주요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이 잘 되질 않는다"며 "차기 대권을 위한 내부 분열이 용인될 수 없는 때"라고 꼬집었다.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마찬가지 한 대표를 겨냥해 "그 친구(한 대표)가 화양연화를 구가할 때 우리는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었다"며 "그런 친구를 받아들이는 우리 당은 관대한 건지 배알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한 대표가 문재인 정부 시절 중앙지검 3차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등을 겨냥한 소위 '적폐 수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점을 환기시킨 것이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독대 요청을 단독 기사로 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신뢰를 못 받고 있는지 부끄러운 일"이라며 "독대해도 곧바로 언론플레이 할 게 뻔하다"고 한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냈다.
당초 독대 요청 사실은 지난 21일 채널A를 통해 보도됐다. 이후 대통령실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한 채 우회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최근 여야의정 협의체 의료계 참여 전제조건인 2025년학년도 의대증원 재검토,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을 윤 대통령과 논의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석 인사를 배제한 독대를 통해 민감한 현안을 직접 논의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마찬가지 언론에 알리는 방식으로 "한 대표와 독대는 별도로 합의할 사안"이라며 사실상 독대 요청을 거절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에 대해 24일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독대 요청을 언론에) 흘렸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했다는 게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이냐"며 대통령실과 친윤계 인사들에 우회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비공개로 논의할 사안에 김건희 여사 문제도 포함돼 있었느냐'는 질문에 "여러 중요한 사안이 있었고 그것도 그 중 하나"라고 시인했다.
친한계로 불리는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일정이 조율되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독대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