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여파”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무색하게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치솟고 있다. 최근에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3년래 최고 수준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째 하락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국민들이 자산 형성의 유일한 수단으로 ‘부동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일 뿐 아니라, 넉 달 연속 상승세다. 다만 상승 폭은 6·7월(각각 7포인트), 8월(3포인트)보다 축소됐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고 수도권 중심의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조사팀장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7월과 8월에 높게 상승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겠다는 응답이 조금 더 많아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택가격전망CSI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9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대한 정책이 나오고 있어서 그런 영향으로 매매가나 주별 지표를 보면 조금씩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에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우려가 이어지면서 전월과 동일한 93을 기록했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공공요금 상승 우려에도 농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1포인트 내린 144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2.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2.9%로 내린 이후 8월에도 2.9%를 유지했으며, 이달에는 지난 2022년 2월(2.7%)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밖에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sms 9월 100.0으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를 위시한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시작한 금융권별 CEO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힘써달라”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