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의 내수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소비 심리가 전월보다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물가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오랫동안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소비 여력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월 100.0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내수 회복 지연 우려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수는 지난 5월 98.4에서 6월 100.9로 올라선 뒤 7월 103.6까지 상승했으나, 8월 100.8로 떨어진 이후, 9월에는 100선까지 내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8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79·-2포인트)과 현재경기판단(71·-2포인트), 소비지출전망(108·-1포인트)은 내렸다.
현재생활형편(90)과 생활형편전망(94), 가계수입전망(98)은 전월과 동일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에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우려가 이어지면서 전월과 동일한 93을 기록했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공공요금 상승 우려에도 농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1p 내린 144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2.8%로 전월보다 0.1%p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2.9%로 내린 이후 8월에도 2.9%를 유지했으며, 이달에는 지난 2022년 2월(2.7%)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일 뿐 아니라, 넉 달 연속 상승세다. 한은은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고 수도권 중심의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