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무고한 사람을 딥페이크 가해자로 몰아 개인적 이득을 추구하는 사적제재 사례가 늘어나면서 조속한 입법을 통한 규제와 범정부 차원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에 따르면 특수중감금치상 혐의로 10대 A군 등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8월 26일 B군을 A군의 집으로 끌고 가 감금하고 2시간여 동안 B군을 때리거나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장면을 텔레그램 '보복방'을 통해 실시간 방송하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복방은 범죄 가해자를 사적으로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채널이다.
A군 등은 이 과정에서 B군이 텔레그램 불법 합성물 공유 채널에서 대화에 활발하게 참여하자 그를 운영자라고 주장해 범행을 저질렀다. B군의 휴대전화 대화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그는 해당 채널 운영자도 아니었고 불법 합성물 성범죄(딥페이크)에 연루된 정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 사적제재는 앞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 2020년 발생한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버 A씨 사건이 있다. A씨는 아동성범죄와 성폭행 등 중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됐다가 출소한 조두순에게 사적제재를 예고했다. A씨는 조두순의 거주지로 찾아가 그가 탄 차량을 여러 차례 발로 가격하는 행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A씨는 공무수행 방해죄로 입건된 바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헌법 제12조 제1항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사적 제재는 엄연한 불법이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한 정의 구현과 마녀 사냥 논란 속에 무고한 인물이 가해자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사적제재의 주된 이유는 수사 및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이 원인이다. 현재로서는 관련 법률과 제도가 없어 사적제재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중앙부처와 관련 단체들은 서로 협업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문제점이 발생하면 중앙부처나 행정청이 신속히 법적 대응을 해야 하며 경찰청은 제도 개선과 법 개정 요청을 국회에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률가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전문가들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적제재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법적 규정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다만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은 포괄적 정의보다는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하지만 현행법상 구체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며 "사적제재는 명백한 범죄로 벌금 및 징역형 등 처벌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 보호를 위한 2차 피해 방지 법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