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의혹과 MBK 협력 이유 등 공개해 투명성도 강조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강성두 영풍 회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이후의 행보에 대한 의혹을 바로잡고 나섰다. 중국에 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와 구조조정 소문까지 모두 부인했다.
강성두 회장은 2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영풍은 현재 고려아연과 경영권 인수합병(M&A)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당초 ‘한 지붕 두 가족’이다. 영풍은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을 비판하며,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영권을 확보해 기업의 가치를 회복시킬 뿐 아니라, 주주까지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인 MBK와 손을 잡았다. 강성두 회장은 MBK에 직접 제안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현재 고려아연은 집안 내부에서 몇몇이 나눠 경영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며 “글로벌한 경영감각과 비전을 가진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MBK는 이를 추진할 경험과 인력풀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논란도 정면돌파했다. 강성두 회장은 “적어도 내가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절대 중국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다. 젊은 시절 노동운동도 10여년 가량 해봤고, 그들이 걱정하는 사안도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공개매수가 끝나면 직접 울산에 찾아가 약속할 계획이다. 이런 이야기는 단순한 공격성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최윤범 회장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에 대해서도 이사회 은폐를 지적했다. 영풍은 지난 25일 서울중앙지검에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사회를 패싱하고 투자를 결정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해 511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두 회장은 “원아시아펀드 건은 이사회를 거친 적이 없다. 공시와 신문을 보고 인지했다. 이사회 의결을 피해 최윤범 회장이 지인의 회사에 투자한 것”이라며 “주주총회를 거쳐 영풍과 MBK 측 인력도 이사회에 진입시켜야 하는데,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은 주주총회지만, 결국 이사들이 중요한 결정을 한다”고 덧붙였다.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의 정당성도 언급했다. 강성두 회장과 기자회견에 동참한 이성훈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상 고려아연은 특수관계인 묶여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 취득이 금지됐다”며 “공개매수 전에 형성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올랐고, 인수 이후 가격이 하락하면 고려아연이 손실을 입기 때문에 현재 자기주식 취득하는건 배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성두 회장은 자기주식 취득 관련 소신까지 언급했다. 강 회장은 “우리는 미래에 취득한 자사주도 모두 소각할 것이고, 그것이 자사주를 취득하는 목적이어야 한다”면서 “최 회장은 취득한 자사주를 성과금으로 지급한다고 들었다. 또 다른 우호세력을 만들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성두 회장은 “보통 피인수 기업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수당한다. 누군가 그 회사 경영하는 사람이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최윤범 회장도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한 것이다. 회사에 몸 담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흡수 및 소화해 경영진이 우선순위 정하고 거기에 총력을 다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 말로 그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 회장은 “진실은 반드시 빛을 보고, 숨겨진 거짓은 드러난다”며 질의응답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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