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4전 5기' 끝에 일본 총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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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4전 5기' 끝에 일본 총리로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4.09.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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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명문가 출신 12선 의원…정계 주류인 우익과 다른 목소리
자민당 신임 총재 이시바 시게루. 사진=연합뉴스
자민당 신임 총재 이시바 시게루.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이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4전 5기' 끝에 일본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아서다.

이시바 총재는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는 관료 생활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냈다. 할아버지 역시 돗토리현 지사와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몇 년간 은행원으로 지내다가 아버지 사망 뒤 정계 거물이자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권고로 1983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1986년 29세의 나이로 최연소 중의원 의원에 당선됐다. 현재는 12선 의원이다.

그의 자민당 총재 도전은 2008년 시작됐다. 그 이후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등 쟁쟁한 정치인들과 경쟁하면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일반 국민과 지방 당원들 사이에서 꾸준히 높은 인기를 얻어왔다.

이시바 총재는 파벌 정치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2015년 직접 '수월회'라는 군소 파벌을 만들었으나 6년 뒤 해체했다.

아베 정권 초기에는 내각에 참여하다가 2016년부터는 각료나 당직을 받지 않고 아베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꾸준히 표명하면서 '쓴소리꾼'으로 인식됐다.

한일 역사 문제에 있어 그는 주류 우익 세력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이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런 상황이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표면화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도 한국에도 '이대로 좋을 리가 없다. 뭔가 해결해서 과거의 오부치 총리-김대중 대통령 시대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일본 정계에서 '오타쿠'로도 유명하다. 프라모델, 철도, 군사, 카레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방위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 전문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아시아판 나토(NATO) 창설, 미일 지위협정 개정, 자위대 처우 개선 등 안보 분야 공약을 대거 내세웠다. 방위력 확충, 자위대 명기 헌법 개헌 등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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