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로 18% 확보 목표…주당 매수가 83만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추진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해당안을 의결했다. 자기주식 공개매수 취득 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9009주(15.5%)이고, 주당 매수가격은 83만원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번 공개매수에는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공동매수자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이번 공개매수에 약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주식수의 2.5%에 해당하는 51만7582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사업방향에 대해 굳건한 신뢰와 지지를 밝혔다고 부연했다. 이로써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에서 취득 예정인 총 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18.0%인 총 372만6591주이며 전체 금액은 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저지하려면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의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윤범 회장 측이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 수준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이 이번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을 18%가량 추가로 확보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은 52%로 절반을 넘게 된다.
또 최 회장은 MBK 연합의 추가 가처분 소송 제기에 대해 "오늘 아침 판결된 부분의 재탕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그분들 입장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고, 자기들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처분을 다시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법원은 MBK 연합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MBK 연합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관련 절차를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추가로 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영풍에도 화해의 제스처보 보였다. 그는 "이유가 뭐가 됐든 (MBK와) 연합해서 적대적 인수합병해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분명히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보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솔루션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위해선 언제든지 화해가 됐건 토론이 됐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MBK 연합은 2조7000억원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의한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진을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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