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계열사별 독립 경영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며 각 계열사의 독자적 경쟁력 향상을 중시하는 박현주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수직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계열사 간 상호출자나 순환출자가 없는 만큼 지주 전환에 대한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의사결정이 중복되고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문제도 꼽았다. 독립 계열사 체제를 택해 각 계열사의 투명한 경영관리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운용사는 상품의 경쟁력을, 판매사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전략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계열사는 각자의 시스템으로 독립된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글로벌 전략가로 미래에셋 해외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2세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계로 가겠다고 밝혀왔다.
2021년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경영자 대상을 수상한 후 그는 "미래에셋은 지주사 체제로 갈 생각이 없고 각 계열사가 각자도생해야 한다"며 "나쁜 상품은 미래에셋 상품이라도 팔아서는 안 된다. 고객의 신뢰를 위반하면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은 이사회에만 참여시켜 전문경영인과 함께 의사결정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은 최근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경영학회(Academy of International Business)로부터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International Executive of the Year Award)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그의 경영 철학과 성과를 인정받았다.
아시아 금융인으로는 처음이자 한국인으로서는 1995년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이후 두 번째다.
미래에셋은 체계적인 이사회 운영 등을 통해 효율적인 시스템 경영과 지배 구조 혁신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사내이사 경영의 전횡을 막고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대주주를 견제하기 위해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사외이사는 대주주인 캐피탈, 자산운용 등이 추천한 인물로 구성하고 있다.
비상장 금융회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 역시 이사회 구성 방식,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감사위원회와 내부 통제 시스템 운용 체계 등을 상장사 수준으로 구축해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에 따라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는다. 금융지주회사법을 따르는 한국금융, 메리츠금융 등 지주사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에는 국내외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우존스 지속 가능 경영 월드 지수'에 12년 연속 선정됐고 탄소공개프로젝트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에서 리더십(A-) 등급을 획득했다. 2023년 한국ESG기준원 종합A등급, 2024년 상반기 서스틴베스트 AA등급을 받았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경쟁사 대비 높은 총발행 주식 수와 유통주식수를 기반으로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