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는 동네북"...CEO 국감 줄소환에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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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는 동네북"...CEO 국감 줄소환에 '좌불안석'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10.0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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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금융권 국정감사...내부통제 부실 질타 예상
임종룡 회장 증인 채택...금융그룹 회장으로 첫 증언대
지난달 30일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이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이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제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곧 시작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과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 정책 실패에 대한 국회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예상되서다.

7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0일에서 24일까지 금융권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올해 금융권 국감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해 국감 증인으로 은행장 등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정무위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대상의 일반증인과 참고인 30명의 출석을 의결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점이다. 주요 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국감 증언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오는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 여야 간사는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부당 대출한 경위를 묻기 위해 임 회장을 증인 명단에 포함했다.

국무조정실장과 금융위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은 국민 대표자인 국회의 부름에 겸허하게 응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이 국감 출석을 피하지 않고 정무위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무위원들은 임 회장 취임 전에 부당 대출이 이뤄진 과정과 취임 후에 이를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이유 등을 질의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아닌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관련 질의에 답변할 적임자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조 행장은 애초 증인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손 전 회장 본인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며 "임 회장이 막판에 증인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손태승 전 회장의 경우 정무위 대신 오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대한 우리은행의 협찬 관련 질의 대상자로 지목됐다.

농협금융도 좌불안석이다. 올해 횡령 사고가 4차례 발생한 NH농협은행에서는 이석용 행장이 국감에 출석하기 때문이다. 부실한 내부통제에 대한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이 예고된다.

다만 국감에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출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통상 매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로 해외 일정을 잡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은행장 등이 회장을 대신해서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임종룡 회장 취임 이전 일어났던 사건을 국감장에서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은행 최고경영진의 부당대출 의혹과 횡령에 따른 신뢰 저하에 따른 국민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 의원들 대부분은 최고경영자들을 국감에 반드시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에 대한 가계부채 부실관리 논란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 8000억 원 증가해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로 금융당국의 고강도 관리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잡힐 기미가 없다.

지난달에는 스트레스총부채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실시 전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과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관리에 더욱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여야는 급증한 가계대출 해법과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할 전망이다. 특히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당초 7월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9월로 연기하며 가계부채 급증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회복세로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왔는데도 금융당국이 오히려 시행 시기를 번복하며 ‘막차 수요’를 자극했다는 점에서다.

특히 가계부채 관리에 있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개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관치금융’ 논란이 발생하고, 가계대출 정책 기조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시장에 혼란을 준 부분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도 예상된다. 아울러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감독실패 책임론 등도 거론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는 오는 10일, 금감원 국정감사는 오는 17일로 예정됐다. 금융위, 금감원에 대한 종합감사는 오는 24일 열린다.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은 오는 14일 부산에서 현장 국감을 받게 된다. 당초 국민의힘은 부산 이전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부산 현장 국감을 진행하고자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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