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역전세와 전세사기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일이 속출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정부가 4년간 5조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HUG는 △2021년 3900억원 △2023년 3849억원 규모로 주택도시기금 출자를 받았다.
올해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 현물 출자와 7000억원의 주택도시기금 출자가 있었다. 최근 4년간 수혈한 금액은 총 5조4739억원이다.
HUG의 보증한도는 자본금과 연동된다. 전년도 자본금의 90배까지 보증할 수 있다.
보증한도는 자본금의 70배였으나, 지난 2023년 법을 개정해 90배로 늘리고 법정자본금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했다.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이었으나, 지난 2023년 3조5544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8월 기준 대위변제액은 2조7398억원에 달해 연간 변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HUG가 먼저 전세금을 돌려주고 집주인에게 회수한 금액의 비율인 대위변제금 회수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회수율은 △2020년 74%에서 2021년 52% △2022년 19% △2023년 15%로 떨어졌다. 지난 1∼8월 회수율은 8%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HUG는 전세보증 수수료율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민홍철 의원은 "전세보증 대위변제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 노력 없이 자본금 출자와 보증 수수료율 인상을 통해 서민들에게 적자 부담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