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당선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 기조 전망돼 대책 필요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가 내달 5일(현지시간)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범위 내 지지율 경쟁을 벌이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대응 전략이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산업연구원(KIET)은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현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산업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현재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 및 수요 캐즘을 겪고 있는 배터리 산업의 시장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도체·신재생에너지·자동차 등 제조업 공급망을 확충해 온 바이든의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반도체와 과학법·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등 주도적으로 제정한 법안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엔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IRA와 같은 민주당이 제정한 정책의 효과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 업계에서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나 전기차 보조금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융·방산·에너지 등에 집중한 규제 완화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양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 후보가 높아진 미국 내 물가와 부족한 공급망 문제, 커지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등을 고려하고 있어 이를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배터리 산업이 원료와 소재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풀어내기가 어려워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높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관세 등의 변수도 지켜볼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토론에서 모든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20%의 관세를, 중국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부가세"라며 비판을 이어갔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는 만큼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미 공영 방송사인 NPR과 PBS가 마리스트 칼리지와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성인 162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투표 의사를 밝힌 적극투표층은 1294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50%는 해리스 후보를, 48%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오차범위(±3.7%포인트) 내 격차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