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여야가 7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출석 여부를 두고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공영방송 장악과 이사진 개편 등으로 탄핵 된 이 위원장은 이날 집무 정지 등을 이유로 들며 국정감사에 불참했다. 이에 분개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동행명령권을 발부하겠다며 이 위원장을 압박했다.
과방위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탄핵심판 중이라는 이유로 국회의 적법한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며 "특히 개인에게 송달된 출석 요청서로 방통위의 개입 여지가 전혀 없음에도 직원들이 직접 불출석 사유서를 대리로 (과방위) 행정실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이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두둔했다. 야당으로부터 탄핵 당한 이 위원장을 국회로 출석시키는 부분은 다소 과한 처사라는 것이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을 추진할 땐 언제고,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동행명령장 발부를 거론하는 것은 코미디"라며 "국회의 '슈퍼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이 위원장은 여러 의혹에 휘말리며 야당으로부터 취임 이틀 만에 탄핵 됐다. 다만 그럼에도 2인 방통위 체제 등을 통해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총 13명을 선임하며 논란을 자아냈다.
지난 4일 이 위원장은 "탄핵 심판 중으로 직무정지 상태여서 7일 국정감사 출석이 어려우니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여야가 이 위원장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이 위원장이 국감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권을 발부하겠다고 공언했다. 동행명령장을 무시하고 출석을 거부한다면 징역 5년 이하의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오늘 출석하지 않아 동행명령장 발부 요청을 받은 이진숙, 우오현, 윤원일, 임무영 증인은 오후 2시까지 출석해주실 것을 요청드리며, 행정실에서는 할 수 있는 소통 수단으로 전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방위에서 동행명령권을 발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 위원장은 뒤늦게 국감장에 출석했다. 동행명령장에 따른 법적 절차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한편 이번 과방위 국감에 출석할 증인과 참고인은 각각 108명 54명으로 총 162명에 달했다. 이는 국정감사 출석 요구 대상으로는 역대 최다 인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