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일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을 추진한다. 김 여사 의혹 중 일부에 대해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제출하고, 해당 특검 추천 과정에서 여당을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세관 마약 수사외압 의혹,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 등 세 가지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상설특검 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 등) 개별특검은 별도로 추진하고 상설특검은 병행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으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연루된 삼부토건·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상설특검 대상으로 삼았고, 나머지 다른 의혹은 김 여사 특검법에서 다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설특검법은 별도의 특검법을 만드는 과정 없이 곧장 특검을 가동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여야 합의로 제정됐지만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 특검에서 한 차례 적용됐다.
상설특검은 개별 특검법에 규정된 특검과 비교해 활동 기간이 짧고 규모도 작지만 현행 법률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게 강점이다. 국회 입법을 거칠 필요가 없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대상이 아니다.
민주당은 동시에 대통령과 그 가족 관련 사건을 수사할 경우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집권 여당이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규칙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상설특검법은 국회규칙에 따라 7명으로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한 명씩 추천하고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명씩 추천한다.
민주당이 제출한 개정안에는 '대통령 또는 대통령과 민법 제779조에 따른 가족에 해당하는 자가 위법한 행위를 해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은 추천할 수 없게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내달 1일까지 예정된 국정감사가 끝난 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및 규칙 개정안에 대한 표결한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의원은 "이해충돌 소지에도 불구하고 거부권을 비정상적, 반헌법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이라며 "(상설특검) 규칙 개정은 거부권 대상이 아니라서 이런 방법으로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