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연일 尹 부부와 관계 강조...대통령실 “두 차례 만나"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녹취록이 연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코너에 몰린 가운데 윤한 갈등으로 당정 관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뉴스버스는 전날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대통령실 일부 인사들을 '십상시'로 묘사한 녹취록을 보도했다. 김 전 행정관은 뉴스버스와의 통화해서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다. 여사가 자기보다 어린애들 갖고 쥐었다 폈다 하고 시켜먹는다"며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다 그냥 얼굴 마담"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실 출신 국민의힘 의원 등 인사들을 직접 거명하며 "남들은 2년이 다 되도록 진급 한 번 없는데, 어떤 놈은 막 두 단계씩 진급하고 나갔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십상시'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공개된 '정윤회 문건'에서 등장했다. ‘비선실세'로 일컬어진 최순실·정윤회씨와 가까운 청와대 주요 인사들을 일컫는다. 이때 불거진 비선실세 의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계기가 됐다.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은 최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측과의 통화가 담긴 녹취록으로도 큰 파문을 몰고 왔다. 지난 총선 시기 김건희 여사가 용인갑 지역 등 공천에 친윤계 인사들을 통해 개입했다는 내용과 함께 당시 김대남 선임행정관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비판 보도를 사주한 내용도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김 전 선임행정관이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은 SG서울보증 감사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것 외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현재 김 전 선임행정관은 서울보증 감사직을 사퇴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김 전 선임행정관에 대해 당무감사위 차원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각종 발언도 쏟아지고 있다. 명씨는 지난 8일JTBC 인터뷰에서 "아직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며 "대선 때 내가 한 일을 알면 모두 자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가 들어가면(구속되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명씨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서초동 사저를 "셀 수 없이" 드나들었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초대 총리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전 국민의힘 대표)를 대북특사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는 것이다.
명씨가 언론을 통해 쏟아낸 발언들은 지난달 말 뉴스토마토 녹취록 보도 이후 검찰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명씨 압수수색 이후 두드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과 대선 당시 본인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실과 검찰에 엄포를 놓는 행위라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 8일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2021년 7월 자택에서 두 차례 만났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명씨와의 만남 자체는 시인했지만 선거, 국정 개입 등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경선 막바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명씨가) 찾아온 것을 본 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