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의 '입'에 놀란 대통령실, 결국 尹·韓 독대 수용
상태바
명태균의 '입'에 놀란 대통령실, 결국 尹·韓 독대 수용
  • 조석근 기자
  • 승인 2024.10.10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16 재보선 이후 독대…'김건희 리스크' 논의할 듯
녹취록 파동에 여론 악화 의식…野 집중 공세도 '부담'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조만간 '독대'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 전후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두고 당정이 크게 충돌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 등 김건희 여사 선거개입 핵심 인물들의 녹취록 언론보도로 대통령실과 여당이 나란히 코너에 몰리고 있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야권의 공세도 거세지는 상황에서 당정 화합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10·16 지방선거 재보선 이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만찬 이후 대통령실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한 대표와 독대할 것을 건의했다. 국민의힘도 여러 경로로 '단일대오'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최근 이같은 의견을 수용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동남아 3국 순방 중이다.

당초 지난달 만찬 직전 언론보도를 통해 한동훈 대표의 '독대 요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은 곧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실상 독대 요청을 거부한 가운데 당시 만찬 역시 의료대란과 의대증원, 김건희 여사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한 대표측이 만찬 직후 독대를 재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인 상황이 이어졌다. 

독대를 둘러싼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최근 양측을 둘러싼 정국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명태균씨와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의 녹취록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당시 국민의힘 내에서도 4표가 이탈했다. 이탈표가 8표일 경우 재의결이 이뤄지는 가운데 그 절반의 표가 나온 것이다.

김 여사 의혹에 대한 당내 불안감과 불만이 크게 고조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SBS 라디오 방송에서 "명품백(디올백) 사건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검찰이 불기소하면 특검법을 방어하기가 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야권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재보선 유세 중 "말해도 안 되면 '징치'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재보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차원이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인천 강화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등 여당 텃밭 일부가 야권에 넘어갈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회동 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김건희 여사 관련 논의다. 한 대표는 전날 부산 금정구 유세 중 김건히 여사의 공개 활동에 자제해야 한다는 여당 내 시각에 대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의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등 의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것 자체가 지난 1월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충돌을 부른 단초다. 김 여사는 디올백 문제가 터진 이후 총선까지 100여일간 잠행했다.

의대증원 및 의료대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의료계는 참여 조건으로 내년도 의대증원 재검토를 요청했다. 대통령실이 당장 내년도 의대증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인 가운데 의료계의 '과학적, 합리적 대안'을 전제로 하고 있어 여야의정 논의는 현재 표류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