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미국에 이어 한국도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가운데 다시금 영끌족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연령대별 전국 아파트 매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9.2%에 그친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1분기 35.2%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건수는 2만4775건으로 이 중 20대 매입 건수는 555건(2.2%) 30대는 8062건(32.5%)으로 전체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자금력을 갖춘 40대 약진도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40대 서울 아파트 매수량은 7724채로 전체 31.2%를 차지했다. 40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9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초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1분기 30.4%에서 2분기 31.6%로 비중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역시 최대치다. 지난 7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담대는 573조4292억원이다. 5대 은행이 지난 9월 한 달에만 주택 구매 목적 개별 주담대를 취급한 액수는 10조3516억원에 달한다. 이는 하루 평균 3451억원으로 지난 8월(3596억원)보다 4% 적지만,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평균 3934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 조정 등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섰다. 스트레스 DSR 시행과 각종 가계대출 제한 정책을 발표하며 대출한도도 줄였다.
은행권도 이에 동참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27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자금대출·집단잔금대출 접수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지난 4일부터는 주담대·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45% 올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p 상향 조정했고 같은 날 국민은행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25%p 인상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우대금리와 감면금리를 최대 0.5%p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출규제로 최근 들어서는 영끌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국내 기준금리 인하 후에는 이를 방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최근 주택 가격 상승기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부동산 공급 부족과 전세가격 상승 우려가 겹쳐 수요자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지난 9월 주담대 증가 폭이 줄어든 이유로 연휴 효과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효과도 있겠지만, 실제 가계대출 추세가 바뀌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밝혔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 7월이나 8월보다 꺾인 게 맞긴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끼어 있던 한 달 추이만 보고 추세가 전환됐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좌우명 : 언제나 긍정적인 '라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