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이후 12차례 이상 통화...곧 전문 발표"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8월21일 이후 49일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계획을 논의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했다고 전했다. 통화는 약 30분 동안 진행됐고 라오스로 향하는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참여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수행하려는 강렬하고 단호한 작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도 "직접적이었고 생산적이었다"며 "이스라엘이 지난주 이란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 공격 이후 지난주부터 논의를 해왔고, 대통령과 총리와도 논의를 계속했다"며 "두 정상은 10월 7일 이후 12차례 이상 통화했으며 곧 전문이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동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쟁을 넘어 레바논 헤즈볼라 등으로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제거 등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양측의 도발이 한차례씩 이어진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에 재보복으로 응수할 생각이며 이란의 원유 시설과 군사 시설, 핵 시설 등 타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 정보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우리의 공격은 치명적이고 정확하고 무엇보다도 놀라울 것”이라며 “이란은 결과를 보고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 1일에 이란이 탄도 미사일 200발을 발사한 공격에 대해선 "공격적이었지만 정확하지 않았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과 석유시설을 타격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뉴욕타임스(NYT)도 익명의 이스라엘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어떻게 해서든 중동 지역의 확전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조기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이란과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상황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아랍 국가들은 중동 지역 긴장을 완화하고 모든 전선에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이란과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 역시 이스라엘이 현재 이 회담에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고위 당국자들이 이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집중적이고 결단력 있는 작전들을 벌인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