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 검사 미비 적발…보조금 지급 과정 문제 확인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라남도 영광군이 37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은 농업 관련 보조금 관리 부실이 핵심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 보조금이 정당하게 사용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제기된 상태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지난 10일 강종만 전 영광군수와 영광군 공무원들을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산 벼 매입과 관련해 쌀값 하락에 따른 손실액을 보전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업체에 약 37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보조금은 농업발전기금에서 충당된 것으로, 쌀값 하락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지원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정산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보조금이 적절하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확인이 미흡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전남도는 지난 5월 영광군을 대상으로 한 정기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발견하고 관련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후 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영광군과 관련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특히 해당 보조금이 지급된 절차와 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특정 업체에 과도한 지원이 이루어진 배경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인 강종만 전 군수는 지난해 말 퇴임했지만, 재직 당시 이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관리 부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공공 자금이 제대로 관리·감독되지 못한 채 부적절하게 지급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지역 사회와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한, 해당 보조금이 특정 업체에만 집중적으로 지급된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은 지역 주민이나 사업체를 지원하는 중요한 재원이지만, 이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체계가 허술할 경우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영광군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이러한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향후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며, 이번 사건이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의 전반적인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적인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강종만 전 군수와 영광군 공무원들의 책임 소재는 물론, 보조금 지급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문제들이 밝혀질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급 관행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