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앞뒤 없는 감세로 역대급 세수 펑크"···崔 "적자 누적 원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지난해 역대 최대인 56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도 30조원에 달하는 '세수 펑크'가 예상되면서 기획재정부를 향한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밖에도 야당에선 침체된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필요성이 거듭 제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앞뒤 보지 않고 감세 정책을 추진해 역대급 세수 펑크를 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정부의 주요 수입원은 크게 국세수입과 국채발행으로 볼 수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를 추진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펑크를 냈다"며 "총지출에서 국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1.4%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해 세수 펑크를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많이 가져다썼는데 이로 인해 공자기금은 부실해지고 기금으로도 세수 결손을 메우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국은 국채발행도 역대급으로 갈 수밖에 없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만 횡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타 부처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금을 공자기금에 예탁하지 않고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기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기재부에서 세수펑크를 내서 금리가 낮은 공자기금에 돈을 빌려준다"며 "기재부의 힘이 막강하니까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기재부의 횡포와 갑질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기상 의원은 "세수 결손이 생기고 지방 교부 재원을 미지급하는데 국회 심의 의결도 안 거치고 지자체와 협의도 안 한다"며 "관련해서 국회에서 의결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더니 (기재부가) 거부한다. 결과는 2년 연속 세수 결손"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2023년 세수 결손에 따른 지방교부재원 미교부 결정 및 실행 과정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비판에 최 부총리는 "세수 펑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정부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감세정책으로 인해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수 결손에 대해선 송구하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세수 예측과 국채 발행 등은 과거로부터의 적자 누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하지 않고 세수 결손이 안 나는 상황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국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차선책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 부처에서 기재부의 갑질로 공자기금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재부가 횡포와 갑질을 부린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더 낮은 자세로 세수 결손에 대한 대안을 만들고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당에선 내수와 민간소비 회복을 위한 추경 및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필요성이 재차 제기됐다. 황명선 민주당 의원은 "내수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민간소비를 증진시키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적극 재정이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며 "그 방안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과 추경을 국회가 적극적으로 재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에겐 "대통령 눈치 보지 말고 기재부에서 적극적으로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와 민간소비를 살려야 된다는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정부에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또 내수의 부문별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