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부산 금정, 민주는 전남 영광 위태···사수 '총력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임박한 10·16 재보궐선거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초미니 선거'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전통적 강세 지역을 다른 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새 나온다.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거 결과가 좋지 못할 시 '책임론'을 피해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보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 모두 현장 지원유세에 총력을 쏟고 있다. 오는 16일 기초단체장이 새로 선출되는 지역은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과 곡성 등 총 4곳이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0일 군수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강화를 찾은 데 이어, 12일에는 구청장 보선이 있는 금정을 추경호 원내대표, 서범수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대거 대동해 지원 유세를 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11일 저녁 내내 영광에 머물며 자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고, 12일에는 박찬대 원내대표와 함께 금정과 강화를 찾아 '광폭 유세'를 벌였다.
이처럼 여야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 '초미니 선거'에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은 자신들의 강세 지역을 다른 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먼저 민주당은 텃밭인 영광에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마다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가 바뀌는 등 민주당 장세일, 진보당 이석하, 혁신당 장현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금정이 급하다. 민선 이래 금정구청장은 1번을 제외하곤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번 재보선에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0일 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가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무선 100% ARS 자동응답조사, 응답률 5.3%,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45.8%,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42.3%의 지지를 받았다.
정치권에선 한동훈·이재명 대표가 '재보선 책임론'을 피해 가기 위해선 국민의힘 2곳(강화·금정), 민주당 2곳(영광·곡성)은 최소한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현재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당내 주류인 친윤석열계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의 분수령이 될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데, 선고 내용에 따라 비이재명계의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세 지역 중 한 곳이라도 내줄 경우, 두 대표가 처해 있는 정치 상황과 맞물려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재보선 결과가 여야 차기 대선 주자 1순위인 두 사람의 '대권 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고, 거기에 (이 대표에게 부정적인) 1심 선고가 얹어진다면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며 "대선까지 2년 넘게 남았다. 이 대표는 꾸준히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한 대표는 선거에도 재능이 없는 것 같고, 정당 운영에도 재능이 없는 걸 입증하는 과정인 것 같다"며 "이번 강화군수든, 금정구청장 선거든 하나라도 지면 그냥 정계 은퇴다. 대표 물러나고 이 정도가 아니라 그냥 정계 은퇴"라고 강조했다.
한편 10·16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8.98%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 전국 5개 선거구의 선거인 864만5180명 중 77만5971명이 참여했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20.63%,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27.90%를 각각 기록했다.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의 사전투표율은 43.06%, 41.4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