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 4사, SAF 생산 시설 건설에 6조 투입
정부, 지속적 논의에도 실질적인 지원 방안 부재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정유업계가 새 먹거리로 떠오른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 항공유 수출 1위인 우리나라가 자리 수성을 위해선 SAF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다만 SAF 분야는 국내 업계가 후발주자다. 세액 공제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정유 4사(에쓰오일·SK에너지·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30년까지 SAF 전용 생산 시설 건설에 6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들이 SAF 도입 계획을 확정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SAF 생산능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폐식용유나 생활폐기물, 미세조류 등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연료다. 탄소 배출량이 기존 화석 연료 대비 최대 80% 적고, 기존 항공 연료와 섞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탄소감축 방안으로 꼽힌다.
떄문에 시장 전망이 밝다. 오는 2027년 관련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용량 역시 지난 2022년 24만톤(t)에서 오는 2030년 1835만t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SAF 생산능력 고도화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부는 SAF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으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AF 시장 선점을 위해선 생산·구매 비용 부담 완화와 설비투자 지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 우리 업계는 SAF 관련 투자 시 법인세 3% 감면 혜택만 받을 수 있다. 반면 2차전지와 수소, 핵발전 등 차세대 에너지원 사업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대기업 기준 최대 15% 세액 공제를 받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SAF 생산력 증대를 위해선 SAF를 국가전략기술로 추가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 등 주요국들도 SAF 설비 투자비를 지원하고 SAF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과감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편 국내 정유사업계는 SAF 경쟁력 강화에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티웨이항공과 SAF 상용 운항 공급 및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일본의 무역회사 마루베니와 계약을 체결해 일본 ANA항공에 SAF를 공급하며 국내 최초로 SAF 수출에 성공했다. GS칼텍스도 최근 일본 나리타 공항에 5000㎘ 규모의 SAF를 공급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조만간 SAF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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