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로 소통하는 한국 어린이·청소년들, 글로벌 무대에서 호평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2024년 10월 13일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에서 열린 제11회 샤르자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권예하 감독의 ‘분화’가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해당 영화제는 올해 ‘어린이&청소년(Children&Youth)’ 부문에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이 제작한 영화 3편을 포함해 벨기에, 대만 등의 작품 총 10편을 초청했다.
‘분화’는 2022년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이하 BIKY)의 ‘청소년 단편영화 제작 지원 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듬해에는 BIKY의 경쟁 부문인 ‘레디~액션! 18’ 부문에서 대상 격인 ‘맑은바람상’을 수상했다.
16분 분량인 이 작품은 표현에 서툰 사춘기 소녀와 한 달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가 특별한 장례식을 함께 준비하며 어색했던 모녀 사이를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따스한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샤르자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측에서는 "엄숙하고 절제된 아랍의 장례식 문화와 달리 영화 속에 나타난 장례식 준비 풍경이 현지의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평했다.
작품의 서사를 이끄는 ‘장례식’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눈물이나 고통과 같은 뻔한 이미지를 재현하거나 나열하지 않고, 파티처럼 가벼운 분위기라는 독창적 태도로 연출을 펼친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권예하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BIKY의 제작 지원을 받은 ’분화‘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수상하는 소식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다"라며 "영화제작 전반에 도움 주셨던 BIKY를 비롯하여 출연 배우, 스태프로 참여해 준 친구들, 끊임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선생님과 가족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제11회 샤르자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는 '분화' 외에도 작년 BIKY에서 소개된 이예나 감독의 ‘못생겼어?’ 등 국내 어린이·청소년이 제작한 영화 총 세 편이 초청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무대에서 관객들을 마주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정부의 영화제 지원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결실이라 의미가 크다. BIKY는 지난 2022년부터 예산 축소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청소년 영화 제작 국제캠프’와 ‘청소년 단편영화 제작 지원 사업’, ‘영화 분야 문화예술교육 사업’ 등을 꾸준히 지속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영화제작과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
이현정 BIKY 집행위원장은 "권예하 감독에게 축하를 전하고, BIKY에서 지원과 안목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가 크다"며 "예산 축소로 어려움이 많으나 다양한 방면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예하 감독의 ‘분화’를 포함한 BIKY 제작지원작들은 이후에도 여러 국내외 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 출품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무비를 끌어나갈 차세대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의적 시선이 글로벌 무대에 널리 소개되고, 부산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영화 분야 의장 도시’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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