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청약 투기 의심 사례 다수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최근 서울·수도권에서 높은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이른바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당첨을 노린, 위장전입 등 불법·과다청약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 년부터 올 7월까지 60회 이상 청약을 접수해 '과다 청약자'로 분류된 인원은 총 166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총 11만9200회에 걸쳐 청약을 접수했고 743회 당첨됐다. 당첨률은 0.62%다 . 이 기간 한 달에 한 번 이상 접수한 사람은 45명에 달한다.
지역별 과다청약자는 △서울 46.5% △경기 38.6%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뒤이어 △인천 8.9% △세종 2.4% △부산 1.6% △대구 1.3% 순이었다.
최다청약자는 서울에 사는 A씨(43)다. 그는 2019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4년간 서울·경기·인천·세종 지역에서 155회나 청약했다. 한달에 3.2회꼴로 청약을 신청한 A씨는 지난해 3월 인천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에 당첨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B씨(36)는 2018~2023년까지 한달 평균 2.4회, 총 144회 청약을 접수해 지난했고, 지난해 51.71대 1 의 경쟁률을 보였던 동대문구 재개발 아파트(휘경자이 디센시아) 에 당첨됐다.
이 밖에도 대구에 거주하는 C씨(50)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7개월간 지방 신규분양 아파트에 87회 청약해 무려 32회나 당첨되는 등 청약쇼핑을 벌였다.
D씨(48세)의 경우 2016년부터 2023년 말까지 주소지를 대구와 서울·경기 등으로 나눠 8개 지역에서 주택 청약에 74회 참여해 8회 당첨됐다 .
이처럼 청약 당첨을 위해 주소지만 이전했다면 위장전입에 따른 부정 청약 행위에 해당된다. 현행법상 부정청약 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부정청약으로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봤다면 그 이익의 최대 3배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위장전입 및 자격·통장 매매, 위장 혼인·이혼·미혼 등 부정청약 적발은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2021년 362건으로 전년 대비 82.8% 급증한 뒤 2022년 269건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286건으로 6.3% 증가했다.
엄태영 의원은 "청약 과열로 한탕을 노린 부동산 투기꾼들이 몰리고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며 "불법 과다청약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가는 만큼 과다청약자를 별도로 관리해 투기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