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꽃게 가격 고공행진…여름더위에 겨울 먹거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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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꽃게 가격 고공행진…여름더위에 겨울 먹거리 초비상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10.1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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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김장 앞두고 포기당 5000원 넘을 것으로 전망돼
가을 꽃게 어획량 줄었는데 중국 불법 어선까지 기승
송미령 장관, 김장배추 작황 점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김장배추 작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올 여름 이례적으로 길었던 무더위에 배추, 꽃게, 김 등 가을·겨울 먹거리 가격이 급등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한국물가협회는 배추 수급 동향과 지난 20년간의 생활물가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음 달 배추 소매가격이 포기당 평균 53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최고가보다 22.5% 비싼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으로 김장철이 시작되는 시점에 가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월 포기당 배추 가격은 지난 2020년 2981원에서 2021년 3480원, 2022년 3848원, 작년 4327원 등으로 매년 올랐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에 처음으로 5000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4년 전 2000원대를 유지하던 때보다 77.8% 높은 금액이다.

배추 외 다른 채소류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무 평균 도매가격은 한 개에 2391원으로 1년 전보다 105% 높다. 청상추와 시금치 가격은 작년보다 각각 50% 넘게 올랐다. 깻잎과 오이, 애호박도 작년 대비 20∼40% 비싸다.

정부는 배추 물량 확보를 위해 직접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는 동시에 민간 수입업체에 물류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 수입 지원 사업으로 들여온 중국 배추 물량은 150t규모다. 민간 수입 지원 사업 기간 또한 오는 21일까지로 일주일 늘렸다. 국내 배추 수급 상황이 좋아지면 중단할 생각으나 피해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한포기에 5000원이 넘는 배추나 중국산 배추로 김장을 해야 하는 상황에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속출하자 정부를 향한 대책 마련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앞서 “민생과 직결된 내수가 죽어가는데 경제부총리가 또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터무니 없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뭐하는 분인지 모르겠다”고 직격했고, 17일에는 강원도 현장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평창을 직접 방문했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여름 고랭지 배추에 대한 수매 기한을 기존 이달 11일에서 내달 1일까지 3주 연장하고, 가을배추도 출하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할 계획이다. 준고랭지 배추가 이번 주 본격 출하되고, 김장배추까지 조기 출하되면 이달 중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 재료로 사용되는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대파, 쪽파, 양파, 생강, 갓, 미나리, 배, 천일염, 새우젓, 멸치액젓 등 14개 품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무더위에 수온도 영향을 받으면서 김, 꽃게 등 해산물 가격도 치솟았다. 올 여름은 고수온 특보가 71일간 이어졌다. 지난해(57일)보다 길었고, 2017년 고수온 특보 체계가 갖춰진 이후 최장기간이었다.

여름에 상승했던 김의 원재료 가격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올해 3분기 맛김 가격은 19%가 넘게 뛰었다. 제품별로는 동원F&B의 양반김 가격이 26.2%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풀무원의 파래김(13.6%) 가격 상승률도 높았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이후 김 생산이 재개돼 수급이 안정화되면 가격이 유지되거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을 꽃게의 경우 앞서 국립수산과학원은 고수온 영향으로 어장이 지난해보다 넓게 분산돼 조업 효율이 떨어져 어획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꽃게 위판량은 270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52t보다 약 47.5% 줄었다. 이에 따라 위판 가격도 같은 기간 꽃게 1㎏당 6210원에서 8410원으로, 2200원(35.4%) 올랐다.

아울러 서해상에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들이 또다시 등장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해경은 지난달부터 외국어선의 조업이 금지된 서해 특정금지구역 외곽에 중국어선들이 출현하기 시작해 최근 하루 평균 200여척 관측되며,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에 해경은 함정 9척과 항공기 3대로 불법조업 단속전담 기동전단을 구성해 특별단속을 벌이고, 무허가 및 영해 침범, 공무집행방해 등 중대 위반 어선에 대해서는 담보금을 최고액으로 부과하고, 선박 몰수 등 강력히 처벌할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는 “마트 할인 지원과 농수산물 수입 등을 통해 소비자 가격 상승을 방어할 수는 있지만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매년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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