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으로 풍선효과 우려...당국 "지속 모니터링"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잣대로 쓰이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이하 코픽스)가 넉 달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덩달아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로 은행 대출 창구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더욱 심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 9월 신규 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4%포인트(p) 상승한 3.40%로 집계됐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연속 하락을 기록하다가 이번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한다. 시중 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16일부터 상향됐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연 4.71~6.11%에서 4.75~6.15%로 높아진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역시 5.31~6.51%에서 5.35~6.55%로 오른다. 지난 11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59~6.69%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해 대출 관리의 고삐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인 이후 2금융권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몰리는 낌새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번 달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웃돌 수 있다고 보고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는 2금융권을 향한 풍선효과를 가늠할 주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한 달 동안 1조원 이상 불어났던 건 2022년 5월(1조4000억원)이 마지막이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대출 현황을 꼼꼼히 들여다보기 위해 2금융권에도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업계 및 협회 실무자들을 불러 2금융권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국은 2금융권으로 대출 이동이 본격화하면 추가 규제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50%인 2금융권의 DSR 한도를 1금융권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