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전문 회사로 포지셔닝 과정… 노조 일부는 비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5700여명 본사 인력 재배치 계획을 두고 갈등 중이던 KT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했다.
KT는 인력 구조 혁신 추진을 위한 노사 간 협의를 완료하고, 특별 희망퇴직 시행에 최종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인관 KT노조위원장은 지난 16일 김영섭 대표를 만나 전출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상응하는 대우를 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합의한 내용에는 전직 지원금 20%를 주려던 계획을 전직 지원금 30%로 상향, 자회사 전출자의 복지 혜택은 KT 본사와 상응하는 수준 유지, 촉탁직 직원 근무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 보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시행되는 KT의 인력 구조 혁신은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를 재배치해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로 직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 및 보상과 함께 고용 연장의 기회까지 주어지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KT는 선로와 전원 등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 등의 업무를 전담할 2곳의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해당 회사 및 타 그룹사에 관련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한다. 신설 회사는 기술 인력과 역량을 기반으로 ‘기술 전문 회사’로 포지셔닝해 외부 시장 진출 및 신사업 추진에도 나설 계획이다.
KT는 전문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신설 회사 및 그룹사로 이동해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회사에서 정년 도래 후에는 희망 시 3년 간 촉탁직으로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편 재배치될 직무를 수행하던 직원 중 신설 회사 및 그룹사로 전출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 희망퇴직의 기회도 한시적으로 부여한다. 자율적인 선택 사항으로 특별 희망퇴직금을 포함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별 희망퇴직의 경우 해당 분야 직무의 직원 외 실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정년이 6개월 이상 남은 전 직원 대상으로도 기회를 제공한다.
전출 또는 특별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할 경우, 전문 인력으로의 직무 전환도 가능하다. 이 경우 희망 근무지 역량 등을 고려해 배치하며 신규 직무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 8주 간의 직무 전환 교육도 이뤄진다.
네트워크 전문 신설 법인 설립과 무관하게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연간 투자는 유지될 방침이다. 또한 신설 법인의 의사결정 체계는 효율적으로 이뤄져 현장 상황에 최적화한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과 품질은 유지 및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KT 노조 관계자는 “전출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상응하는 대우를 하는지 추후 지속해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KT는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구조 혁신 차원으로 현장 전문회사 신설을 통해 현장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고의 혁신을 통해 최고의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산업 발전과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수 노조인 KT 새노조 KT와 기존 노조를 향해 “국회에서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구조조정 계획이 결국 노사 합의라는 명분으로 통과됐다”며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회는 앞으로 아현국사 사태가 반복될 우려가 큰 결정을 내린 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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