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재판서 언론 기자 증인신문…제보 진위 가릴 열쇠 될까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녹색정의당 후보 캠프의 관계자가 경쟁 후보에 대한 불법 유세 제보를 근거로 논평을 배포하면서 발생한 이 사건은, 해당 논평의 사실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8일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2)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올해 4월 9일, 제22대 총선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경쟁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담은 논평을 언론에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녹색정의당 강은미 후보 캠프의 관계자로서 비서관에게 논평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직접 언론사에 이메일로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논평에는 "양 후보가 광주 서구 서창동 일대에서 호별 방문을 통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엄정히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논평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을 일으켰고, 양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측은 A씨가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는 A씨가 당시 경쟁 후보인 양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관련 의혹에 대한 제보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논평에 포함된 문구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A씨 측은 논평의 내용이 사실에 근거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의 변호인은 "불법 선거운동에 관한 제보가 캠프에 실제로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며, 제보자도 법정에서 증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한 "양 후보가 호별 방문을 했다는 점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당시 상황에서는 해당 표현이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제보가 사실로 접수됐다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논평의 문구가 법적으로 허위사실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있다. 선거 과정에서의 불법 선거운동 여부와 제보가 접수된 사실의 진위는 A씨의 유무죄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11월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해당 논평을 보도한 언론 기자와 선거캠프 관련자 등 2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증인들은 당시 제보와 논평 작성 과정에 대해 구체적인 증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선거 과정에서의 정보 전달과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법적 판단의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선거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제보의 진위를 얼마나 신중히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공직선거법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