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문의 부족 사태 본격화 전망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의료공백이 8개월째 지속되고 있으나,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도미노 효과로 오는 2025년 이후에는 전문의 부족사태가 발생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임용된 전공의 1만463명 중 지난 9월 말 기준 9136명이 사직해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는 현재 1327명이다. 이에 2025년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 가능한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는 553명이다.
여기에 올해 9월 하반기에 모집된 전공의 중 응시 가능한 23명을 더해도 내년에 전문의 자격시험에 접수할 수 있는 인원은 576명에 그친다.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대상자 2782명 중 2718명(98.9%)이 합격했다. 오는 2025년에는 전문의 응시 가능인원이 올해 20.7%에 불과하고 합격자도 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대의대·병원 교수협의회는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통령실의 제안으로 성사됐고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참석했다.
정부와 서울대 의대는 1차 의료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동의했지만,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의료계는 현 체제 내에서의 해결을 주장했다. 현재 의료계는 의사 증원이 기본 의료체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의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각각 초기 입장에서 전혀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정부가 대형 병원의 전공의 충원으로 의료 정상화를 계획했지만,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정 갈등 장기화로 내년까지 의료 공백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의료공백이 8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내년까지도 의료공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론적인 주장에 그치고 있어 국면 전환용이 아닌가 의심된다.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한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공백이 지속 될 경우 임시 대안책으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전문의 추가 채용으로 내년 공백을 대기 중"이라며 "다만 전문의 인력이 전공의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보조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