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순간의 포착에 영원한 시간을 담은 그림 에세이 『나는 시간을 그린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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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순간의 포착에 영원한 시간을 담은 그림 에세이 『나는 시간을 그린다 1·2』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10.21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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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삶을 회고하며 자신의 시선을 객관화하는 한 노(老)화가의 역작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금융인 출신의 김국주 화가가 평생 그려온 작품을 담은 그림 에세이 <나는 시간을 그린다 1·2>가 북랩에서 출간됐다.

총 두 권으로 된 이 그림 에세이는 1년이라는 시간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날마다의 계절과 풍경, 추억과 시간을 담은 그림과 글이 펼쳐진다.

‘나는 시간을 그린다 1·2’, 김국주 지음, 총 772쪽<br>
‘나는 시간을 그린다 1·2’, 김국주 지음, 총 772쪽

책 속에서 화가는 슬프고 힘든 순간도, 기쁘고 평온한 순간도 모두 한발 떨어져서 바라본다. 그렇게 멀리서 인생을 바라보면 지나온 모든 날들이 통째로 한 덩어리의 시간이다. 이 점에서 365일의 시간을 담은 이 그림 에세이 전체가 통째로 1년 치 그림 한 점일 수도 있다.

김국주 화백은 미술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외환은행에서 일했고, 제주은행의 은행장까지 지낸 은퇴 금융인이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그 어떤 예술가보다도 따뜻하다.

그가 바라본 세상의 풍경과 자연, 가족과 추억, 행복과 사랑이 한 덩어리가 돼 두 권의 화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순간이므로 영원히 현재인 그림들이 우리 마음에 공명하며 작은 위로를 건넨다.

2권의 부제인 ‘Aspicio ergo sum’은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왔다. ‘Aspicio’는 ‘바라보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화가는 바라보는 자로서 존재하는 자신을 바라본다. 이때 ‘나’는 나를 바라보는 나(주체)와 내가 바라보는 나(객체)로 구분된다. 끊임없이 자신의 시선을 객관화하려고 애쓴 노(老)화가의 미술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국주 화백은 1945년생 해방둥이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도를 자신의 고향으로 여기고 산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했으나 통혁당 사건에 휘말려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6개월의 옥살이와 6개월의 대법원 재판 과정을 거쳐 1년 만에 복직했다. 복직 후 여러 해외 지점에서 근무했으며, 제주은행의 은행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아름다운가게 제주본부 공동대표, 제주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 등으로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두 차례의 그림 개인전을 열어 모든 수익을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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