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아디다스코리아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지적을 받은 후 지난 1년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피터 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작년 국정감사 이후 지난 1년간 점주들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냐”고 질의했다.
이에 피터 곽 대표가 제대로 답을 하지 않자 신 의원은 “뭘 하셨는지 제가 말씀드리겠다”며 “지난 10월 4일날 회사에서 점주협의회에 첫번째 공문을 보낸 것이 최초의 조치다. 단 한 번도 대화하지 않았고 작년 10월 16일에 국감에서 상생방안을 찾겠다고 한 뒤 353일 걸려서 대화해보자고 공문 한번 보낸 것이 전부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정중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장은 “지난 1년간 사측과 대화 나눠본 적 없고, 10월 4일 한차례 공문을 보낸 것 외에 다른 상생대화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는 본사에서 온라인과 직영점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면서 전체 매장의 80%에 달하는 가맹점주들이 일방적으로 갱신 거절을 당했다며 이로 인해 모든 점포가 적자로 돌아섰고 일부 점주들이 파산을 하는 상황에까지 놓였다고 주장했다.
아디다스코리아 측에서는 6년전부터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3년 이상의 시간을 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점주협의회는 지난 3년간 아디다스의 인기 상품인 삼바 등은 직영점과 온라인에서만 판매를 하도록 했다며 가맹점에는 비인기 사이즈만 대량 공급하거나 흑자를 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관련한 지적이 쏟아지자 지난해에도 증인으로 참석했던 피터 곽 대표는 “미국, 유럽 등에는 멀티 매장이 거의 대부분인데 반해 한국은 멀티 매장과 모노 매장이 동시에 존재하는 특수한 시장이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현실적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상생방안 도출을 약속했다.
하지만 신장식 의원에 의해 지난 1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었던 점이 드러난 셈이다.
신장식 의원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점주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2022년 이후 아디다스코리아의 매출액은 7867억원으로 전년(8663억원) 대비 9.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전년(69억원)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점주들은 7명의 점주들이 파산했고 50명이 넘는 점주들이 파산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신고를 했다.
한편, 이날 피터 곽 대표의 태도도 논란이 됐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피터 곽 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직접 참석해 한국어로 질의응답을 했으나, 올해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오해를 사거나 위증을 할 우려가 있다며 통역을 대동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봤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곽근엽 증인 지금까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언어, 문화풍토가 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불쾌하다”며 “캐나다 국회에서 저런식으로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건들 대며 증언하는 사람 없을 것”이라고 위원장에게 강력한 경고를 요청했다.
김정중 전국협의회장 역시 “곽근엽 대표는 21년 9월 저희와 첫 상견례 때도 한국어로만 이야기했고 22년 1월 전략발표회 자리에서도 모든 피티를 한국어로 했다. 저희와 소통이 안 된 적이 없다. 이런 모습 처음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