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최초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원전 부품을 개발해 부품 성능 개선과 국산화에 모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21일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에 성능 개선 및 국산화에 성공한 부품은 원자력발전소의 발전기 차단기 냉각을 위한 '다익형 임펠러'다. 이 부품은 고정판에 여러 개의 날개(블레이드)가 조립돼 있어 고정판과 블레이드 사이 연결부의 손상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한수원은 조립이 아닌 3D프린팅으로만 가능한 일체형으로 제작해 취약부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내구성을 높였다.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라고도 일컫는 3D프린팅은 3차원 모델 데이터로부터 적층물을 만들기 위한 공정으로, 제조 공정의 혁신을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 기술 중 하나다. 3D프린팅 임펠러는 스테인리스강 316L 재질로 금속 3D프린팅 방법 중 하나인 분말베드융해(PBF, Powder Bed Fusion) 방법으로 제작됐다. 재료 특성 향상을 위한 열처리뿐 아니라 재료의 기계적 성질 시험, 풍량 시험 등 여러 가지 시험을 수행해 성능 및 내구성을 검증했다.
특히 기존 임펠러는 해외에서 수입해 왔으나 이번에 설계, 3D프린팅 제작, 성능검증시험 등의 모든 과정을 국내업체인 한전KPS와 대건테크, 태일송풍기와 협업해 수행하는 등 국내 기술만으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3D프린팅 기술의 국내 원전 산업 적용 기틀을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개발된 임펠러는 올해 안으로 원자력발전소에 시범 설치될 예정이며 장기간 운전 후 분해해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만약 개발 임펠러가 계획대로 원전에 설치된다면 국내 최초로 3D프린팅 제작 부품이 원전에 설치된 사례가 될 것이며, 앞으로 더 많은 원전 부품이 성능 향상 및 내구성 개선을 위해 3D프린팅으로 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호철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은 "이번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임펠러의 성능 개선 및 국산화 성공은 3D프린팅 기술 활용이 적용 분야에 따라 기존의 제작 기술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앞으로 3D프린팅 기술이 기존 부품의 대체품뿐만 아니라,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신형 원전의 신규 부품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