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팬데믹 백신개발 지원 사업에 ‘실효성 부족’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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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팬데믹 백신개발 지원 사업에 ‘실효성 부족’ 한 목소리
  • 이용 기자
  • 승인 2024.10.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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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2028년까지 民官 협력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 진행
美日, 대기업에 투자 집중해 백신 개발 성공… 韓지원 ‘중구난방’ 지적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에서 한 어르신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에서 한 어르신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부가 차세대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역량을 갖춘 기업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원점부터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사업 방식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민·관이 협력하는 2025년 신규사업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8월 다음 팬데믹 발생 시 안정적인 백신 공급의 중요성과 사업의 도전·혁신성을 인정받아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고, 총사업비 확정을 위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은 4년간(2025~2028년) 비임상부터 임상까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연구(R&D)를 지원하며, 코로나19 mRNA 백신 품목허가까지 진행해 mRNA 백신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코로나19 당시 해외 기업 백신에 의존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국내 기업의 역량으로 차세대 팬데믹을 대비하겠단 의도다.

업계는 해당 사업의 의도는 좋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문제되는 항목은 지원 대상이 ‘지나치게 공정’하단 점이다. 해당 사업이 명시한 지원 대상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연구기관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 △특정연구기관 △상법 제169조에 따른 회사 △중소기업 △비영리법인 △보건의료기술분야 연구기관・단체(병원급 의료기관 포함) 등이다.

관련 기술을 갖춘 거의 모든 기업이 지원 대상이지만, 기관유형별 기관부담연구개발비 부담기준을 살펴보면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지원금이 줄어든다. 비영리기관의 정부지원연구개발비는 100%, 중소기업은 75%인 반면, 대기업은 50% 수준이다.

언뜻 보기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본 격차를 염두한 공평한 내용으로 보인다. 다만 차세대 팬데믹 대응의 관건이 ‘속도’란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역차별과 함께 사업 취지가 무색할 수 있단 의견이 제기된다.

주요 국가 사례를 살펴보면, 각국 정부는 대형 제약사를 특정해 밀접한 관계를 맺고 팬데믹 대응을 준비한다. 팬데믹 백신 지원 사업은 해당 기업에 전폭적으로 투자된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관련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또 지난 여름 코로나19 재유행 당시에도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에게 직접 백신 업데이트를 주문했다.

또 백신 개발에 한 발 늦었단 평가를 받는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대형 제약사 다이이찌 산쿄에 전폭적인 지원을 투자했다. 해당 기업은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및 후생노동성 ‘백신제조시스템 긴급 향상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았다. 결국 최근 일본 자체 기술로 mRNA 백신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현지 소재 F제약사 관계자는 “선진국가들이 대기업을 편애하는 것이 아니다. 적자에도 개발을 지속할 수 있고 제품 대량 생산까지 가능한 대형 제약사가 신속한 팬데믹 대응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도 많은 기업들이 mRNA 백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유사시 곧바로 대량 생산까지 가능한 대기업은 에스티팜(모기업 동아쏘시오홀딩스)과 SK바이오사이언스(모기업 SK) 등 대기업으로 평가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에 대해 “mRNA 등 백신 핵심기술은 신종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기술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국내 자체 기술을 통해 백신을 개발하면 안정적으로 국내 백신 공급이 가능하고, 세계 수출시장도 개척해 국가 경제 성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원점부터 지원 여부를 가리면 사업 취지가 흐려질 수 밖에 없단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초 코로나19 합성항원 백신 스카이코비원은 팬데믹 이후 정부의 무관심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황이다. 또 중소기업 입장에선 생산 중단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지원금 의존도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지원금도 결국 국민 세금이다. 경제성이 없어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팬데믹 준비”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 정서상 대기업을 특정해 정부 지원이 투자되면 국민들의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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