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공사비 갈등 문제로 멈춘 가운데 앞서 해당 문제로 홍역을 치른 대형건설사의 속앓이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23일 정비업계에 둔촌주공 단지 기반시설과 조경공사 등을 담당한 동남공영과 중앙건설 및 장원조경 측은 공사비 문제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이들은 단지 내부 시공을 맡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는 별개로 조합이 계약한 주체다.
시공단 한 관계자는 “일반 국민이 보기엔 최근 공사비 문제로 공사가 멈춘 이유가 우리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할 소지도 있다”며 “다만 공사 지연은 결국 단지 구성원 모두의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며 빠른 업무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둔촌주공은 서울 강동구 둔촌 1동 일원에 들어서는 최고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로 조성되는 신도시급 대단지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해당 단지는 조합과 시공사업단과의 공사비 증액 문제로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강동구청 중재로 공사가 재개됐지만, 입주 약 한 달을 앞둔 시점에 다시금 공사가 멈춘 것이다.
기반시설 시공업체들은 물가 상승과 공사 시간 단축 및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사업비 증액을 요구했다. 강동구청은 조합과 시공사간 중재에 나섰지만, 이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강동구청의 준공·임시사용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자칫 입주일이 틀어지면 보상금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서울시와 입주자 사전점검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입주예정자들에게 안내된 입주기간은 오는 11월 27일부터 오는 2025년 3월 31일이다.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을 시 입주민은 계약서에 기재한 입주예정일에 입주한다. 시행사나 시공사 문제로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지나는 등 입주가 지연되면 계약을 해제할 권리를 갖는다. 3개월 이내라도 지체보상금은 청구할 수 있다. 이는 공급 계약 금액의 약 10~15% 수준이다.
앞서 공사비 문제로 홍역을 치러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건설사 측은 입주 지연으로 추가적인 타격을 입는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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