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가운데 건설업계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토목 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주요건설사들이 사업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철도 지하화에 따른 파급효과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에서 122만㎡의 선로 부지를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171만5000㎡의 역 건물 용지에 업무·상업·문화시설을 건립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국토교통부에 철도 지하화 사업의 선도 사업지를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서울 시내 국가철도 지상 구간은 6개 노선 약 71.6km로 15개 자치구에 걸쳐 있다. 국토부는 올 연말까지 선도 사업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전국에서 토목·지하철도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쌍용건설 등 업계 주요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목·지하화 사업은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시공 참여사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
현대건설의 경우, 최근 32억 달러 규모 파나마 해저터널 공사를 맡아 토목사업에서 실적을 더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1년 2월 시작된 파나마 메트로 3호선의 1번 정거장(알브룩역)과 3번 정거장(파나마 파시피코)을 연결하는 4.5㎞ 길이 터널 공사다.
쌍용건설도 지난 9월 준공된 8호선 별내 연장선과 현재 진행 중인 GTX-A·C노선, 강릉~제진 단선 전철 등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토목 사업 범위를 확대·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서울 시내 지상철도의 지하화는 도시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쌍용건설은 고난도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형 철도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고 앞으로도 국가 인프라 발전과 국민 편익 증진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토목건축부문 시공능력평가 1위 업체인 삼성물산도 △싱가포르(T307·313)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메트로) △호주(west connex stage 3b) △홍콩(C1109) 등 다양한 해외 지하철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서울 지하철 3호선·7호선·9호선 건설에도 기여했다.
이처럼 철도 지하화 사업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에서 굵직한 철도 지하화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걸쳐 주택 건설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이렇다 할 신규 매출원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철도지하화 사업은 건설업계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 국가 차원에서 예산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면 자금 경색 리스크까지 만회할 수 있어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철도 지하화 등을 통해 완공된 지하철은 주변 지역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주택 분양성도 증대시킬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 중심 지역에서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