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어 해외도 위기···건설사 수장들 해외수주 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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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어 해외도 위기···건설사 수장들 해외수주 열올려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10.2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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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해외 실적 곤두박질
업계 "수주 실적 반영 시점 문제··· 인식 기준차 커"
회장·사장·대표 등 수뇌부 잇달아 해외 현지 잰걸음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올해 해외에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동 LNG 플랜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올해 해외에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동 LNG 플랜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해외 신규 수주 위축으로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대형 건설사 수장들이 직접 나서서 현지 영업과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수주 텃밭인 중동·미주가 아닌 동유럽을 비롯해 중남미·아프리카·터키 등 이른바 제3세계 영업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29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통합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총수주액은 211억1199만 달러(한화 약 29조2000억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준으로, 수주 건수 또한 작년보다 4% 줄어든 427건에 머물러 있다.

진출 국가와 진출업체 수가 각각 90개국, 297개사로 전년대비 5%씩 성장했지만, 전통적으로 해외 사업 강호로 꼽히는 주요 대형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친 결과다.

협회 집계를 기준으로 기업별 작년 총 해외수주액 대비 올해 3분기까지 해외 실적은 △삼성물산(71억5251만불→13억3954만불, 18.7% 달성) △현대건설(69억4154만불→없음, 0%) △대우건설(16억8565만불→6369만불, 3.8%) △SK에코엔지니어링(19억1578만불→1억6674만불, 8.7%) 등으로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반면 작년 일시적으로 해외 수주가 주춤했던 삼성E&A(구 삼성엔지니어링)가 올해 3분기 말까지 작년 전체 수주 대비 354.6% 급증한 79억887만 달러(약 11조원)의 수주를 거두고 있는 점과 같은 기간 GS건설이 142.5% 증가한 23억5066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이 전년 동기(3분기 말)와 비슷한 41억1308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달성 중인 점은 고무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대형 프로젝트 낙찰 등은 수주가 유력해진 시점에 해외건설협회 집계 등에 선반영하거나 도급 계약서에 최종 사인한 뒤 후반영하는 사항 등 실제 인식 시점에 따라 실적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율 중인 굵직한 프로젝트가 상당하지만, 연말 또는 내년 실적으로 잡힐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올해 실적은 부득이하게 급감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대우건설·두산애너빌리티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이곳에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사진=한수원 제공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대우건설·두산애너빌리티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이곳에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사진=한수원 제공

이처럼 올해는 대형건설사 상당수가 해외 곳간 채우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렇다 할 굵직한 수주 낭보는 크게 줄었고, 올 초 정부가 '원팀 코리아'를 기치로 내걸었던 연간 수주 400억 달러 달성도 요원해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통상 4분기에 대형 수주가 몰리는 편이지만 연초에 세운 목표 달성은 무리라는 시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주요 대형사 수장들이 직접 해외 현지로 나가서 영업망을 챙기고 수주를 독려하는 모습도 늘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도를 시작으로 베트남·체코·인도네시아 등 대륙을 넘나들며 현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요인, 발주처·시공사 경영진 등과 잇달아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올 초 국내 시장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불가리아와 폴란드, 싱가폴 등에서 현지 대통령 등과 만나 그가 역점 사업으로 꼽은 원전 및 에너지 분야 진출을 타진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지난주 튀르키예에서 고속도로 건설·운영 사업 체결을 진행했고, 앞서 탄자니아에선 현지 대통령을 만나 건설·인프라 협력 방침을 재확인했다.

수십년간 해외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보인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 그룹 편입 후 중남미·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물론,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 등 그룹사 최고경영진은 최근 싱가폴·코스타리카·적도기니 등 대륙을 넘나들며 현지 사업 성과를 살뜰히 챙겼다.

이 밖에도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입사 후 플랜트 분야에서 쌓은 탄탄한 이력을 토대로 대표이사 취임 후 해외사업 강화를 주도했고, 이후 과거 수년 평균치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수주 성과를 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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